패션사업의 본질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코오롱 패션군 백덕현 대표이사

2010년 ‘행복경영’이라는 기치로 코오롱 패션군(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캠브리지코오롱)의 성장세를 이끈 백덕현 대표가 2011년은 ‘삶의 가치’를 높이는 해로 표명했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삶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백덕현 대표를 신년호 지오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다.

글_최명숙 기자

2009년 11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코오롱 패션군의 수장으로 첫 업무를 시작한 이래 백덕현 대표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름 아닌 업무 환경 개선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일이었다. 이를 통해 업무 실적이 향상되면서 코오롱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한 백덕현 대표는 초고속 승진을 거쳐 2004년부터 중국 법인장으로 근무해온 중국 통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런 백 대표의 경험은 코오롱 패션군의 글로벌 전략에도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잭니클라우스’와 ‘코오롱스포츠’를 비롯해 ‘쿠아’까지 중국 시장에 안착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한데 이어 2011년에는 본격적인 볼륨화 작업에 한창이다.

백덕현 대표의 이런 저돌적인 경영은 그대로 브랜드들의 매출 성장과 이어졌고 그 결과 지난해 12월 1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지난해 코오롱 패션군에 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가시적인 성과로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내부적으로는 임직원 개개인이 본업에 충실하고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심플하게 재정립한 것도 큰 성과라고 봅니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임직원들에게 좋은 상품으로 고객 생활의 질을 높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임직원 각자가 업무 본질에 벗어나는 불필요한 요소와 프로세스를 과감하게 없앴고 보다 나은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2010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코오롱 패션군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습니다.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코오롱 패션군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모든 브랜드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매출규모가 가장 큰 ‘코오롱스포츠’가 30% 신장했고 매출 순위 2번째인 ‘헤드’가 10%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또한 남성 캐주얼 브랜드인 ‘시리즈’가 전년대비 44% 신장을 하며 힘을 보탰고요.

2009년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남성복 중심의 캠브리지코오롱도 신사정장 ‘캠브리지멤버스’가 전년비 113% 증가했습니다. 또 ‘지오투’와 ‘쿠아’가 각각 9%와 13% 신장하는 등 모든 브랜드들이 제몫을 하며 실적향상을 주도했습니다.

코오롱 패션군의 전 임직원들의 노력과 코오롱의 행복 파트너인 생산, 소싱 유통 등 협력업체들의 긴밀한 협력체제가 1조원 매출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매출 1조 원 달성후 직원들과 함께

지난해 중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습니다. 2010년 중국 사업 성과와 올해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 2곳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브랜드로는 ‘잭니클라우스’와 ‘코오롱스포츠’, 그리고 캠브리지코오롱의 ‘쿠아’까지 3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50%가 성장한 4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성공을 토대로 올해에는 브랜드들의 매출 볼륨화에 보다 집중할 계획입니다. 특히 ‘코오롱스포츠’는 2015년까지 중국 전체 지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150개 이상의 유통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잭니클라우스’도 상하이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코오롱 패션군의 각 브랜드들이 갖고 있는 글로벌 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잭니클라우스’는 고급 캐주얼 시장이 형성된 상하이를 중심으로 유통확대 전략을 구축하고 있고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수요 및 활동인구가 있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북방지역에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2008년 베이징을 중심으로 4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유통망 확장에 힘을 실어 글로벌 브랜드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방지역을 중심으로 30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쿠아’는 한국의 앞선 제품 기획력과 중국 샨샨기업의 중국내 유통 및 현지 생산 지원 능력을 결합시켜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살리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평소 중국 사업에 있어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십니까?

코오롱 패션군의 중국 사업은 내셔널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화 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웃도어를 대표하는 ‘코오롱스포츠’와 여성 캐주얼 ‘쿠아’를 중국에 진출시킨 것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기간의 수익보다는 다양한 마케팅, 유통, 제품 등의 경쟁력 모색을 통해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입니다.

성공적인 중국 사업을 위해서 패션 업체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중국은 광활한 영토만큼 각 지역의 문화와 소비자 취향, 그리고 유통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웃도어 문화는 베이징 이북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반면 중국 남반구 지역은 아직 시작단계입니다.

이런 이유로 마케팅과 유통전략에 있어 각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마케팅과 제품 운영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할 것입니다.

최근 패션 브랜드들에게 있어 유통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유통 경쟁력을 갖기 위한 코오롱 패션군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브랜드 가두점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고객과의 접점인 유통현장에서는 브랜드의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DNA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객 접근성을 높여 코오롱 브랜드만의 개성을 높일 수 있는 복합매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편의성 뿐 아니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 멀티숍은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2010년 대표님께서는 ‘행복경영’을 추구하셨습니다. 2011년에는 어떤 캐치프레이즈로 회사를 이끄실지,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0년은 회사의 DNA를 행복으로 정의하고 직원들과 공유했습니다. 행복을 DNA로 정한 것은 패션회사는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를 통해 직원과 주주, 지역사회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하는 행복경영은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여 행복하게 하고 그 수익을 통해 직원, 주주, 지역 사회와 행복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때 기업과 직원이 행복해 질 수 있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의 연장선상에서 2011년에는 ‘삶의 가치’를 높이는 해로 삼을 것입니다. 삶의 가치 제고는 보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삶의 가치를 높여 행복하게 하고 그 가치를 나눠, 고객과 행복파트너 그리고 우리 개개인이 행복해 지는 것을 말합니다.

2010년 경영자로서 코오롱 패션군을 성공적으로 이끄셨습니다. 평소 경영자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경영이념이 무엇입니까?

CEO는 세 가지 자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는 사람다운 자질입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미래를 예측하는 자질입니다. 리더로서 자신을 믿고 따르는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년, 20년 후를 위해 인재를 육성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를 보는 안목 또한 중요하겠죠.

마지막으로는 글로벌 자질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국내 경제, 내수 경쟁이라는 말은 무의미할 만큼 세계의 경제는 글로벌이라는 울타리 속에 섞여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올바르게 읽어 무한 경쟁을 극복하여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올해 패션 업계에서 관심을 갖고 봐야할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건강과 레저 관련 사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갈 것입니다. 아웃도어의 지속적인 성장 속에 등산뿐 아니라 캠핑, 바이크, 트레블 등 다양한 영역의 레저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사업이 더욱 주목 받을 것입니다. 또한 2011년 ‘세계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 등 연이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면서 스포츠 관련 아이템도 이슈가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과 테블릿 PC 등 스마트한 모바일 IT 기기들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켰습니다. 패션업계들도 이에 편승해 마케팅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느라 분주했었습니다. 내년도에는 이들 스마트 모바일 기기와 관련된 스마트 패션 시장이 주목 받을 것입니다.

관련 패션 아이템은 물론 마케팅, 쇼핑 등 다양한 패션 어플리케이션이 상용화 되면서 스마트 모바일 기기는 패션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2011년 코오롱 패션군의 계획과 패션 업계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소비심리는 급격하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글로벌 환율 갈등에 따른 원화절상, 남북경색, 그리고 의류 생산기지인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임금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 등 다양한 불안요인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요소들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패션시장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희 코오롱 패션군도 포트폴리오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여성사업부문과 액세서리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패션업계에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패션사업은 고객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들에게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행복을 주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가치를 패션 업계가 공유한다면 세계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패션 기업으로 공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1년 신묘년은 패션업계 종사자 모든 분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